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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스모시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프랑스 제작.
소울메이트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남매. 뇌 신경망 데이터를 전송받아 매칭한다. 베타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 CEO인 남자는 투자자들에게 버려지지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일을 진행시키려 한다. CEO의 동생이자 기술 개발자인 동생 에스테르는, 식물인간 상태인 엄마를 살리기 위해 베타테스트에 참여한 실험자들의 뇌 신경망 정보를 이용하려 한다.
여기까지가 1화의 내용이다. 극의 분위기는 굉장히 정적이고, 느리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섬세하고 신경과민한 느낌의 연기가 진행되다 보니 표정 하나 대사 하나 놓칠 수 없어 집중을 해야 한다. 비슷한 류의 콘텐츠라면 공각기동대 정도를 들 수 있다.
앞으로 실험 과정에서의 부작용, 에스테르와 CEO인 오빠와의 갈등, 회사 내 사람들의 배신과 투자자와의 알력다툼, 참가자 사이에서의 치정이나 반목 등이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2화를 이어 볼 생각이 있지만 크게 흥미가 돋는 내용은 아니다.
2.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국 제작.
성 상담가인 어머니를 둔 오티스는 정작 성에 대한 두려움 내지는 공포를 갖고 있다. 그런 오티스가 짝사랑하는 친구와 우연히 성 상담소를 운영하게 된다. 극이 진행되면서 오티스를 둘러싼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성에 대한 고민이 해결되어 가고 오티스도 나름의 성장을 하게 된다.
학생 역의 캐릭터들이 사랑스럽고 전형적이지 않아 좋다. 10대들이 가질 만한 성에 대한 고민들도 사려 깊게 풀어나간다. 화면은 자극적이지만 귀여운 드라마다.
3. 너의 모든 것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제작.
뉴욕에서 문학을 전공하고 있는 귀네비어. 뉴욕의 한 서점에서 일하는 남성이 그녀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그리고 스토킹이 시작된다.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쫓아다니며 우연을 가장한 인연을 만들고 마침내 '썸남'의 자리까지 오르지만, 그녀는 생각보다 속물이어서 쉽게 넘어오지 않는다. 치밀한 스토커도 급하지 않게, 그러나 과격하게 작업에 방해되는 것들을 없애 나간다.
스토킹이라는 소재를 탄탄하고 스릴 넘치게 구성한다. 스토커의 시선과 내레이션으로 극이 진행되다 보니 음침하지 않다. 그렇다고 달콤하지도 않고 스릴러가 섞인 드라마에 가깝다. 뒷얘기가 궁금해지는 서스펜스를 갖고 있고, 해맑은 귀네비어와 젠틀하지만 사이코 같은 스토커의 대비가 볼 만하다.
2화까지 봤고, 여차 하면 끝까지도 볼 수 있지만 별로 취향이 아니라 멈춘 상태. 소재만 거리껴지지 않는다면 대부분 재밌게 볼 수 있다.
4. 더티 존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제작.
성공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중년의 여자는 데이팅 앱으로 '존'이라는 의사를 만난다. 소박한 차림에 약속을 어기기도 하고 무언가 수상한 남자 존을 디자이너의 딸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능글 맞게 대시하는 존에게 여자는 점점 빠져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드라마로, 관련 다큐도 넷플릭스에 있다. 의뭉스러운 만남이 어떤 식의 치정으로 흐를지 기대되는 연출이다. 중간중간 상흔이 낭자한 몽타주 컷이 들어가 더욱 그렇다. 에릭 바나가 '존' 역으로 분하는데 배역에 아주 찰떡인 연기를 보여준다.
궁금함을 못 이겨 스포를 찾아보고선 흥미가 식어서 초반 몇 회만 본 상태다. 꽉막힌 전개가 이어질 듯한데, 막장에 익숙한 한국 시청자는 충분히 인내할 수 있을 것 같다.
5. 애프터 라이프 앵그리맨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국 제작.
아내와 사별한 후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주인공. 제목대로 앵그리맨이 되었다. 아내를 따라 죽고 싶었지만 그에 실패한 후, 어차피 아내가 없으면 죽은 인생이나 마찬가지, 어쩔 수 없이 살게 되었으니 막나가자는 교훈을 얻는다. 직장에서, 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 등에게 제 멋대로 비아냥을 날린다. 이것은 어쩌면 용기고 패기다. 이 과정에서 앵그리맨은 진짜 삶을 배워갈 것으로 보인다.
앵그리맨이 얻은 교훈이 맘에 든다. 그가 빈정거릴 때 묘한 쾌감이 느껴진다. 사회생활에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도 될 부분이라 사람 좋은 척하지만 사실 반골기질이 많은 사람들이 보면 대리만족이 될 것이다. 사별 이후의 삶에 대해 뻔하지 않게 그려 좋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상황이 비슷한 <코민스키 메소드>도 함께 추천하고 싶다. 중년과 노년에 죽음을 대하는 새로운 방식, 가까운 죽음 이후의 삶을 유쾌하게 그러나 심도 깊게 또 따뜻하게 그려간다는 점에서 이 작품과 닮았다.
6. 러시아 인형처럼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국 제작.
자유로운 삶을 사는 주인공. 술과 약이 취미고, 고양이를 키운다. 그러나 고양이를 잃어버린 후 맞게 된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 죽게 되고, 그때부터 생이 계속해서 반복된다. 바꿔보려 노력하지만 계속 생일파티 날 화장실 세면대 앞으로 돌아오는 주인공. 이 반복이 의미하는 건 뭘까?
재밌는 점은 계속되는 반복의 디테일이 다 다르다는 것. 캐릭터들의 대사도 찰지고, 흐름도 스피디하다. 반복이라는 설정 자체를 지루하지 않게 풀어가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생의 반복에 지겨움마저 느끼는 주인공처럼 현재 시청을 멈춘 상태. 다시 이어볼 의향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