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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열린연단 강의 <자유와 공동체 그리고 덕과 권리>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

텅빈풍경 2018. 5. 24. 16:10

네이버 열린연단 강의 <자유와 공동체 그리고 덕과 권리> 이승환 고려대 철학과 교수


http://openlectures.naver.com/contents?contentsId=140484&rid=2937&lectureType=modern





0. 인상과 달리 쉽고 편안한 강의, 추천!


네이버 열린연단은 인문학, 과학 여러 분야의 석학들의 강연을 제공한다. 시작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1시간이 넘는 강연이라 쉽게 재생하지 못했다. 어디까지 봤는지 기록해둘 수도 있고, 여러 기기로 옮겨갈 수도 있지만 이런 강의는 잡고봐야 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었다. 섬네일의 진지한 학자의 얼굴이 장벽이 것이다. 그렇게 미루기를 년이 넘어 드디어 클릭을 했다.


올해는근대성이란 주제 아래 강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얼마 <소비의 역사/설혜심> 보면서근대 대한 궁금증도 일었던 터라 올해 주제를 살폈다. 그중 선택한 강의는 고려대 철학과 교수 이승환의 강연이다. 알고 보니 2015 선정된 올해의 사자성어혼용무도 추천하신 분이었다. 세월호 책임 회피, 메르스 확산 정부의 무능이 계속되던 시점, 크게 공감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이전에 읽었던 <유학이 오늘의 문제에 답을 있는가>에서도 인용된 학자였다. 당시에는 유학의 공공성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 몇몇 책을 살펴봤는데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한자어도 많고 유교적 인습에만 익숙할 근본이 되는 사상은 접해볼 기회가 적었던 탓이다. 그중에서 <유학이 오늘의~> 책은 여러 필자의 저술로오늘과의 접선을 시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읽기 편했다. 요약하고 밑줄까지 치며 읽었었는데, 통찰을 던져주는 지점이 많았지만 완전히 소화하진 못했다. 강의를 토대로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자유, 공동체, , 권리... 단어 하나하나 관심이 있는 주제다. 강좌는 주제의 핵심에서 벗어나지 않고 이해하기도 쉽다. 그러나 집중해 봐야 한다. 설명해주는 개념 하나하나가 시간이고 사유해도 좋을 정도로 무게가 있고, 일상의 딜레마와 경험들을 비추어볼 있기 때문이다. 강연 후에 이어지는 토론도 흥미로웠다. 토론자도 철학자라 질문에서도 배운다. 그러나 워낙 거시적 담론을 다루다 보니 우리 , 시대의 문제와 밀착해 적용하는 것은 개인의 몫이다.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참고하기 좋은 강연이라고 본다.

  1. 강의의 대략적 내용은 이렇다. (유학과 자유주의에서 말하는자유 차이에 대해 배우다)


현재의 우리 문화는 서구의 근대적 가치관이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뿌리내리고, 압축 성장 속에 왜곡되어 반공주의와 동일시되거나 소유권적 개인주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라났다. 집단이기주의, 연고주의 등이 폐해다.


서구 근대화에서 중요한 가치 하나는자유(liberty)’인데, 개념은불간섭의 원칙, 제한의 원칙, 침해의 원칙등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무리 개인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한 목적이라도 개인의 동의가 없는 법과 권력은 간섭할 없다는 것이다. 개인이 자율적 결정에 의해 지옥에라도 자유가 있으며 이를 막으려는 어떠한 온정적 간섭도 정당화될 없다.


반면, 서구의 이러한 소극적 자유 개념과 달리 유가에서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하나가 되려는 적극적 자유를 중시한다. 이는 자기 내부의 이상적 자아상을 설정하고, 자발적 노력을 통하여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타자를 향한 배타적 권리를 주장하기보다 공동선과의 합일을 지향한다. 


이러한 자유의 개념은 일장일단이 있다.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는 소극적 자유는 빈부의 격차를 정당화하고 가치관의 아노미를 불러일으킬 있고, 공동선을 중요시하는 적극적 자유는 개인의 자율을 무시하고 전체주의로 흐를 위험이 있다.



2. 나의 경우엔


과거 종교 동아리에 있을 많이 고민했던 주제다. 자유와 공동체. 지금은 무교이나 이웃과 더불어 살라는  종교의 모태신앙자(?)로서공동체주의 지향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배타적인 종교 생활을 겪으며 마침내 뒤돌아나오면서는자유’ ‘개인 대한 가치를 배웠다.


따뜻한 공동체에 대해 희구하지만 고인 물은 썪기 마련이다. 그런데 공동체라는 것이 끈끈하려면 대부분 필요하고 그렇게 외부와 소통하지 않고 똘똘 뭉치기만 하면 안에서 적이 생긴다. 인간이 사는 끊임없는 정치 싸움 같긴 하지만, 종교 공동체에 있을 자기기만과 가식들이 끔찍했다. 



3. 우리 시대는 어떤가


공자 말하는 공동체주의 역시 가족주의와 부모의 자녀에 대한 사랑에 비유된다는 점에서  시대엔 한계가 있다고 본다 시대의 가족은 형태도 많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의 개인은 가족이 아닌 낯선 타인과  많이 교류하고익명의 다수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즘처럼 ‘절연 쉬운 사회에서 공동체는 지켜나가고 견뎌나가기 어려운 개념이다접속과 연결이 쉬운 시대라고들 말하지만 사실 제일 쉬운  ‘절연  같다카톡도 방을 나가면 그만아니 대화를 하더라도 본심을 감추기 너무나 쉬운 사회다.


토론에서 혈연 중심이 아닌 가치 중심의 공동체로 뭉쳐야 한다고 말한다근데  역시 얼마나 헐거운가얼굴을 마주하지 않고 대의로만 만나기엔 사람은 너무나 감정적이고 정서적인 존재가 아니던가 역시 몇년째 그런 공동체를 찾아 헤메고 있지만 사람은 생각보다 유치하고 뜻을 같이 하는 말들은 일상의  부분을 차지하진 않는다.


열린연단 강의를   아래에  강의와 함께  영상이 떴는데자유공동체등의 개념이 담긴 다른 강연이 아니라 아이돌 퍼포먼스 주에 인기 있던 예능 프로그램 클립 등이었다정치적 성향삶의 방향성 등을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냥 흐뭇하게 웃고 일상을 빗댈  있는 재밋거리도 관계에 있어  자리를 차지하지 않나 싶었다.




4. 어떻게  것인가?


어찌 보면 유가와 서구 근대 사상에 일장일단이 있다기보다 초기 개념을 왜곡해 써온 것이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공자는 “사람이 도를 넓히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도라는 것은  자율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것이다한나 아렌트가 자유주의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역시 공공성은 ‘사이 존재하는 곳에서 성립된다고 했다차이를 조건으로 ‘공적 생활 가능하다는 것이다.


강연자는 이어지는 토론에서 해법으로  종류의 윤리관이 가지는 장점들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너무나도 좋은 강연이었지만 시대와 일상의 문제에 맞닿지는 못한좋게 말하면  공부하고 싶은 강연이었고나쁘게 말하면 겉핥기만  듯한 강연이었다사실강연에 답을 구하는 태도 자체가 타성에 젖은 습관 같다진취적으로 고민해 스스로 답을 얻어야겠지.


보편적 복지에 찬성하고 이기심을 지양하지만다른 사람의 자유와 권리를 헤치지 않는 선에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며공동선을 위해서라도 ‘옳음 주장하는  아니라 ‘좋음으로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많은 사람이 가치 소비를 했으면 좋겠지만 보이콧 운동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결국 나는 ‘정의 지향하지만 개인을 ‘존중하면서 그것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입장인데말이야 쉽지 결국 모든 사안에 있어 예민한 속도의 긴장을 견디며 타협해 나가야 하는  같다.



4. 알아가고 싶은


  • 구체적 인간에 대한 혐오, 이로 인한 숨어듦... 이것의 장단에 대해 깊이 사유하고 싶다. 서양 철학자 스튜어트 밀만이 남성 우월주의적 시각이 없었다는데 그의 책을 읽어봐야겠다.
  • 개인이 헐겁게 연대하는 공동체는 가능할 있을까, 일상적 자아와 시대적 자아는 얼마만큼 분리되고 결합할 있을까
  • 뒷담화 관계의 스트레스를 해소해주지만 찝찝하다. 이것의 윤리성 내지는 효율성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다.
  • 소득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논리에 자유개념이 오용된 것인지 적용된 것인지 논리의 허점이 있다면 알고 싶다.
  • 읽고 싶은 : <자유론> <전체주의의 기원> <정의론> <이기적 유전자>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김우창, 가리타니 고진의 . <정의란 무엇인가> 대충 봤는데 그가 생각하는 공동체주의와 내가 생각한 이상적 공동체가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기억이 나서 다시 봐야겠다. 반면, <정의론> 과거 1/3 정도 읽었었는데 페이지 밑줄을 치며 엄청 공감하며 깨달으며 배웠다. 다시 한번 봐야겠다.